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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사업 현주소와 전망(2)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07.08.22   조회수 : 5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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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체들이 영업환경 악화에 따라 고육지책으로 뛰어들고 있는 공모형 PF(프로젝트 파이낸싱)사업에는 수많은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보통 1조원 안팎에서 수조원대에 이르는 자금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인 데다 기간이 길고 토지비 또한 경쟁입찰을 통해 크게 부풀려져 수익성 확보 문제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또한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주상복합 등의 경우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PF사업 추진이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들이 PF사업에 뛰어들 경우 사전에 면밀한 사업계획을 갖고 접근해야 하며 투입자금의 상환방법 등에 대해서도 확실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사업 추진방식 변화 조짐

PF사업에는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건설업체는 물론 은행과 증권사 등 재무적 투자자를 비롯해 다양한 주체들이 컨소시엄을 형성해 참여한다.

그런 만큼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면서 사업수익을 둘러싼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많은 개발사업을 경험한 건설기업의 노하우가 전반적인 사업구도와 수익성 등을 정확히 짚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발주처가 금융기관의 사업지분 확대를 유도, 컨소시엄 구성단계부터 안정적인 사업구도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이 많다.

사업추진 방식이 건설사 주도에서 금융기관이 사업을 이끌어가는 형태로 나타나면서 PF 추진방식에도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광명역세권 개발사업에서 처음으로 금융기관 주도의 컨소시엄 형태가 선보인 이후 공공기관들이 금융기관 지분을 확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광명역세권 PF사업 공모 때는 우리금융그룹 컨소시엄이 사업제안서를 제출했으며, 최근 판교신도시 PF개발사업과 상암DMC 랜드마크빌딩 개발사업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재연되고 있다.

건설업계는 이런 움직임에 대해 사업추진 노하우가 부족한 금융기관이 개발사업을 주도할 경우 자칫 부동산금융과 일반금융의 차별성을 간과함으로써 사업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사실 몇몇 개발사업의 경우 상업시설을 성공적으로 완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임대사업자를 모집하지 못하는 사례가 나타나기도 했다.

앞으로는 이 같은 금융권의 변화와 맞물려 다양한 형태의 PF사업이 추진될 전망이다.

생보부동산신탁의 윤미영 과장은 “공모형 PF사업에서는 지금까지 건설회사가 가진 노하우가 많아 추진과정에서 금융기관보다 비교우위를 점해 왔다”고 말했다.

윤 과장은 그러나 “앞으로 인허가와 관련한 리스크 부담과 사업추진의 불투명성이 줄어들면 금융기관의 주도적 역할이 부각되는 등 다양한 형태의 PF방식이 선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 과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들은 성격상 지분투자자로서 한정된 리스크를 부담하려는 경향이 짙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건설회사 주도방식의 PF가 당분간은 인기를 끌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창의적 계획수립 어려워

공모형 PF사업은 대규모 사업인 만큼 준비과정에서 최소한 수십억원에 이르는 초기투입비를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그동안 대형 프로젝트는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내 업체들이 독식해 온 게 사실이다. 

중견업체들이 초기 투자비 부담때문에 선뜻 사업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선 주공이 파주 운정 PF개발 사업에서 중견업체도 가능토록 명시해 중견업체의 참여가 다소 늘것으로 보인다.

주공은 10위 이내 업체는 2개 이하, 11?30위는 2개 이상, 31위 이상도 1개사 이상의 컨소시엄을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공모 준비기간이 짧다는 것도 개발사업을 준비하는 건설업체들에는 적지않은 고민거리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조 단위의 사업규모에 비해 3~6개월 정도의 준비기간을 주는 것은 창의적인 사업계획을 마련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개발계획이나 공모지침이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점도 어려움으로 지적된다. 발주기관의 개발구상이 수요와는 상관없이 이상적인 토지용도 배분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건설업계는 분양가 상한제의 시행으로 예전처럼 주거시설에서의 손익보전이 어려워진 데다 수요에 비해 과다한 비주거시설 배정으로 사업수익률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호소한다.

지구단위계획 등으로 개발규모 및 용도가 대부분 확정돼 있는 탓에 참여자의 창의적인 사업계획을 반영시켜 사업성을 확보하고 궁극적으로 지역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데 한계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권장 용도의 호텔과 백화점, 할인점, 상업시설 물량이 과다한 탓에 투자자를 끌어오기 힘든 상황도 맞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식으로 각종 시설을 나열해 배치하는 방식으로는 사업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PF사업이 활성화된 외국에서는 주거시설만으로 개발하거나 또는 상업시설과 문화시설을 복합해 개발하는 식으로 사업성을 확보하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모지침을 통해 외국 금융사의 참여를 강제하는 불합리한 컨소시엄 구성조건 등도 PF제도와 관련한 소모적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개발사업 현상공모에서 외국 건축가 참여를 의무화시켜 건축업계 안팎의 반발을 사고 있는 마당에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개발사업 프로젝트에서도 외국 금융사가 참여하도록 강제, 건설업계는 물론 금융업계마저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모지침·평가방법 개선 필요

이에 따라 관련업계는 사업추진 경험과 노하우, 재무적 안정성 등을 두루 겸비한 참여자로 안정적인 사업구도를 마련할 수 있는 공모지침이나 평가방법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비주거시설에 대한 활성화 전략과 선수요 확보 노력 등 사업주체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 디벨로퍼 육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울러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주거시설의 분양가를 원가수준에서 설정할 수밖에 없어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PF사업은 분양가상한제에서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철저한 사업분석을 통한 주도면밀한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건국대 부동산학과의 조주현 교수는 “건설업체들이 PF사업을 효율적으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사업성 분석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제하고 “사업성 분석 없이 물량확보 차원에서 무리한 PF를 하다보면 사업성 악화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시공 중에 발생하는 금리나 미분양, 자재 인플레이션 등에 대해 정확히 대비해야 하지만 무리하게 PF를 하다보면 이 같은 위험을 과소평가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산업연구원의 백성준 박사도 “사업성에 대한 면밀한 분석 후 참여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며 “특히 건설업에 맞는 평가기법이 마련돼야 하고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란 말 그대로 금융권도 함께 리스크를 부담할 수 있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양규기자 ykhan@ , 소민호기자 mino@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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